"후후... 벌써 이렇게나 모여버린건가(笑)"
광장에 찾아온 수많은 조파鳥波를 보며 까치는 옅은 미소를 띠었다.
오늘은 마침내 기다리던 천하제일 전국 조류 대제전이 열리는 날이었다.
비로소 오늘이야말로 까치가 최고의 조류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이었다.
"어이어이 저 녀석 『까치』 아니야?"
"그 고양이를 14 대 1로 쓰러뜨렸다는 그 녀석?"
"아무리 날쌔고 빠른 고양이더라도 까치의 뛰어난 두뇌와 엄청난 반사신경과 엄청난 비행 능력 앞에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지..."
"칙쇼... 너무 강한 후보가 참가해버렸잖아"
수근거리는 새들의 소리에 더욱 우쭐해진 까치의 앞에 한 마리 새가 나타났다.
"어이 잠깐 너는...!"
"오랜만이야 까치 ㅋㅋ 못 본 새 한 층 더 시커매졌구나~"
눈 앞에 나타난 것은 까치의 영혼의 라이벌, 까마귀였다.
"오늘은 7월과는 다르다는 걸 알고 있겠지? 봐주지 않을 거라고~ ㅋㅋ"
"훗 너야말로 각오 단단히 하는 게 좋을 거다"
까마귀와 덕담을 나눈 까치는 슬슬 광장 중앙으로 걸어갔다.
광장에서는 마치 홍련의 화염과도 같은 푸른 불꽃이 불기둥이 되어 솟아오르고 있었다.
혼비백산하며 도망치는 왜가리에 놀란 까치가 눈을 돌린 곳에는 엄청나게 키가 커진 샌즈가 의기양양하게 서 있었다.
"콰과광콰광쾅콰쾅"
"어이 샌즈 네 녀석이 조류 대제전에는 무슨 볼 일이냐.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난동을 부리는 거냐? 아무리 샌즈라고 해도 이런 짓은 봐 줄 수가 없다"
"후후 오늘을 위해 고관절과 대퇴골을 파키케팔로사우루스의 화석으로 바꿔왔다. 까치... 너희들 조류가 공룡에서 출발했다는 건 알고 있겠지?"
"크윽... 조류 대제전에 참가하기 위해 뼈를 갈아끼울 줄이야 게다가 박치기공룡의 것이라니. 네 녀석 진심인 거냐고"
공룡의 골격을 가진 샌즈를 감히 조류가 아니라 할 수 있는 미움받을 용기를 가진 자는 이 광장에 아무도 없었으리라.
"이 몸에게 승리를 거두는 녀석을 '진짜' 조류로 인정해주마"
위압감이 뿜어져 나오는 목소리와 함께 샌즈는 엄청난 오라가 뿜어져나오는 누군가를 불러냈다.
까치가 언젠가 본 신문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본명 축신두가 회갑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27번째 발롱도르(그러나 도리는 일본어라서 발롱볶음이라고 부르는 것이 옳은 표현이다)를 수상했다는 소식이 담겨있었다. 슈퍼 발롱볶임마저 수상한 축신두는 엄청난 지지에 힘입어 대한민국 37대 대통령, 바르셀로나 자치주 촌장, 델타룬 개발자, 이이킹르 군주이자 포켓몬 마스터, 코드포스 레전더리 그랜드마스터, 경기북과학고 교사 강태궁의 연구 자문위원, 마검사를 겸임하고 있었다.
그런 축신두를 소환해 합체하다니... 샌즈 녀석 어디까지 정진할 셈이냐.
축샌주는 수만 명의 Lionel Messi(아르헨티나 출신의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를 일컫는 단어이다)를 불러들여 광장의 새들을 습격했다.
왜가리는 축샌주에게 브레이브버드를 사용했다.
"왜가리 녀석 좀 하잖아?"
"왜갈왜갈... 세계에서 제일 가는 대어를 낚는 어부를 뭘로 보는거냐 왜갈갈길갈"
하지만 왜가리는 자랑을 너무 많이 하는 바람에 자라에게 잡아먹혔다.
"훗훗훗훗 나의 메시들을 처리할 줄이야... 하지만 너희들도 여기까지다. 나의 제.네.럴.마.왕.포.를 맞고 살아남은 녀석은 지금까지 아무도 없었다고"
"그래... 나 혼자라면 축샌주 너를 이길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까마귀가 출동하면 어떨까?"
"까!"
"마!"
"귀!"
그 순간 까마귀가 축샌주의 뒤에서 총알같이 날아올랐다.
"어이 까마귀! 칠석날의 그걸 잊은 건 아니겠지!"
"물론이지. 한 방에 끝낸다!"
까치와 까마귀는 축샌주를 향해 온 힘을 다한 오작교러시를 날렸다. 그 모습은 마치 인연을 이어주는 연결다리, 궁극의 조류, 맹금류의 제왕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터였다.
"크아아아악 내가... 내가 이렇게 당할 성 싶으냐!!!"
축샌주는 결국 샌즈와 축신두로 다시 분리되고 말았다.
"크윽 결국 내가 패배하다니... 까치 너를 진짜 조류로 인정하겠다. 어서 날 죽여라"
"아니 우린 샌즈 너를 없애지 않을 거야. 그렇지
까마귀
?"
"하하핫 물론이지
까치
."
"엣? 어째서..."
"샌즈 너도 조류가 되고 싶었던 거잖아? 우리와 함께하면 너의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어이 너희들... 젠장!!!!!"
그렇게 까치와 까마귀와 샌즈는 새들을 뒤로하고 빠져나왔다.
까치와 까마귀는 지금도 대공의 주인으로서 천하를 양분하여 다스리고 있으며
샌즈 역시 조류가 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정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