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서문학상3.5
모두에게 친절하고 상냥한 아이. 항상 밝은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 신비한 아이. 흑갈색 머리가 잘 어울리는 소녀. 내가 지금까지 들어온 이야기다. 밝은 아이로 있고 싶어서 밝게 지낸 건 아니다. 그렇게 대했을 때 인간 관계가 가장 편했을 뿐이다. 딱히 신비주의를 고집한 적도 없다. 다른 사람과 깊게 이야기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 것 뿐이니까. 태생적으로 이렇게 태어난 건지, 크면서 뭔가 잘못 먹은 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감정을 느끼는 것이 서툴다는 것 같다. 초등학교 때만 해도 주변 친구들이 갑자기 깔깔 웃어대는 걸 이해하지 못했고 한겨울 학기가 끝나는 날 선생님이 눈물을 보이는 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감정을 느낄 필요도 느끼지 못했지만, 그런 걸 느낄 여유가 충분하지도 않았다.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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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2. 31. 23:52